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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보도자료]이정희 대표, 외신기자 간담회 기조 연설

[보도자료]

“이석기 의원 사건의 진실, 내란음모인가? 국정원의 민주주의 파괴인가?”
이정희 대표, 외신기자 간담회 기조 연설

 

2013년 9월 13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통합진보당 대표 이정희입니다.
오늘 이 간담회에 참석하신 기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권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심각한 정치적 보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난폭하게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그 기막힌 실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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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지난 9월 4일, 한국헌정사상 최초로 현역의원 신분으로 내란음모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한국의 15대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뒤 33년 만에 만들어진 내란음모사건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내란죄는 군사독재시절 반체제 인사를 구속할 때 사용되었다”고 우려를 표한 것처럼, 한국 사법사에서 내란음모사건은 모두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민주화 이전 한국에서는 수많은 간첩사건과 내란음모 사건들이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의 조작으로 만들어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4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같이 수 십 년이 지난 지금 모두 재심에서 무죄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박근혜 정권은 시대착오적으로 새로운 공안사건들을 조작해 내 정치적 반대세력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토대는 급격히 무너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정권의 유신시대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정원이 이 사건을 벌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통합진보당이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매국행위를 국민들에게 알리며 정면으로 맞선 것에 대한 정치보복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선개입 정치공작이 드러나 해체 위기에 내몰린 국정원이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주도한 통합진보당을 색깔론 종북공세로 무너뜨림으로써 위기에서 탈출하고 자신의 초헌법적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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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석기 의원에게 씌워진 혐의는 “RO라는 지하혁명조직의 총책으로 북과 연계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총기 탈취 등 폭동을 모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범죄혐의를 입증하기 위하여 국정원이 제시한 자료는 거액을 받고 국정원에 매수된 프락치 (informant)의 허위진술 및 지난 5월 12일 이석기 의원이 130명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당원 모임에 초청되어 강연한 내용과 당원들의 분반토론 일부가 불법 촬영된 것 뿐 입니다.

국정원은 이 조작된 혐의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 언론에 흘렸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에 장악된 언론은 아무런 비판적 검토 없이 국정원이 흘리는 혐의를 진실인 것처럼 보도하였습니다.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의 결과로 이석기 의원이 구속되었고 정부와 새누리당은 정당해산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석기 의원이 총책이라는 ‘RO’는 국정원의 상상력과 국정원에 매수된 프락치의 허위진술이 만들어낸 가공의 조직에 불과합니다. 조직의 명칭, 결성 시기, 조직 체계, 구성원의 숫자, 모든 것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습니다. 국정원이 RO 회합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는 진보당의 당직선거 선거운동본부 당원모임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선출 선거운동본부에서 주최한 당원 모임, 경기도당 위원장 주최 당원대상 정세 강연에 불과합니다. 국정원은 정당 내 합법적 모임을 지하혁명조직 모임으로 날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국정원이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이 RO의 국내 총책이라는 진술이 나왔다”며 언론에 흘려, 공중파 방송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지하조직에 어떻게 투톱이 있을 수 있느냐?”, “김미희 의원이 국내 총책이면, 이석기 의원은 우주 총책이라는 것이냐?” 며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국정원을 비웃었습니다.

국정원은 올해 5월 12일 경기도당 위원장 주최 정세강연에서 이석기 의원과 참석자들이 내란모의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은 그날 강연에서 한반도가 전쟁 위기 상황에 있음을 설명하고 이를 평화로 바꿔내기 위한 적극적인 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을 뿐입니다. 참가자들은 강연을 통해 전쟁위기임을 깨닫고 대피계획을 세워 피해를 줄이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함께 행동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추었을 뿐입니다.

130여명 가운데 한 두 명의 참가자가 총기를 구하자는 취지로 말하자, 이석기 의원은 이를 듣고 "총 가지고 다니지 마라, 칼 가지고 다니지 마라, 사제폭탄 제조법 사이트도 정보기관에서 다 추적하고 있다"며 그런 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것이 국정원에 의해 불법 촬영되고 왜곡 편집되어 유출된 녹취록에도 뚜렷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이 주도해 내란모의 선동 행위를 했다고 덮어씌웠고, 새누리당은 물론 야당인 민주당과 정의당도 국정원의 주장에 동조하여 국회에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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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내란음모조작사건을 터뜨린 8.28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또한 진보 민주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종북 색깔론 공격과 백색테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0년 3월에 일어난 천안함 사건의 의혹을 다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해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 영화관 ‘MEGABOX'는 보수단체의 위협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단 이틀 만에 상영을 중단하였습니다. 경희대에서 ‘자본론’을 주제로 강의하는 강사를 한 학생이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국정원에 신고했습니다. 전직 경찰대 교수이며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국정조사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한 표창원 씨의 강연 장소 대관이 고려대학교 당국에 의해 거부되었습니다.

극우세력이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에게 통합진보당 아니냐며 박근혜 하야 하라는 말 하지 말라고 총을 겨누었습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중앙당사에 쳐들어와 문을 부수고 여성 당직자를 폭행했습니다.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이뤄진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반대 기권 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은 종북세력이니 커밍아웃해야 한다며,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주장을 새누리당과 민주당 일부에서 거리낌 없이 하고 있습니다.

내란음모조작 사건은 단순히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의원만을 탄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의지와 세계인의 연대로 어렵게 쌓아온 한국 민주주의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사건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국제사회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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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은 2012년 정권 교체를 앞둔 시기부터 줄곧 심각한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지난해에는 당내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선출 경선에서 이석기 의원이 부정을 저질렀다며 검찰과 보수언론이 집중적으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하겠다며 국회에서 자격심사안을 제출하기까지 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부정경선당으로 이미 죽었다고들 했습니다.

하지만 비례경선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 이석기 의원에게는 어떤 혐의도 없어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오히려 이석기 의원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탈당한 다른 비례후보들의 부정이 드러나 그들이 구속됐습니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격심사안을 제출한 정당과 국회의원들은 물론 대대적 허위보도를 한 언론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치와 언론의 후진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입니다.

이렇듯 비례경선 사건을 이유로 이석기 의원을 국회에서 제명할 수 없게 되자, 이번에는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에게 내란음모혐의를 씌워 구속했습니다. 지금 이석기 의원이 겪고 있는 시련은 개인에 대한 박해가 아닙니다. 지난 13년 노동자와 농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 온 진보정치에 대한 박해입니다.

저희 통합진보당은 민중을 위한 당입니다. 민중을 위한 길에 들어선 이상 고난을 각오했습니다. 하지만 약자의 목소리, 정의의 목소리, 평등하고 자주적인 대외관계와 민족화해와 단결을 위한 목소리를 국회에서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서슬 퍼런 유신독재의 칼날 앞에 가만히 앉아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힘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의 힘을 모두 모아 단호히 맞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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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8월 28일 국정원이 통합진보당 당원들과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사건을 터뜨린 것을 8.28 친위쿠데타로 이름 지으려 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부를 동원해 1961년 5.16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습니다. 52년이 흐른뒤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이라는 국가기관을 동원해 온 국민을 공포에 빠뜨리고 국회, 언론, 시민사회를 총칼 없이 장악했습니다. 8.28 친위쿠데타는 정권의 정통성 시비를 잠재우고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정국반전카드로 기획된 것이지만, 더욱 본질적인 목적은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정보기관을 이용해 독재 체제를 만드는데 있습니다.

8.28 친위쿠데타는 수구와 보수 일색의 한국정치에서 유일하게 노동자, 농민의 삶을 지키고 자주 통일을 실현하려는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몰아 해산시키려는 음모입니다. 이미 정부는 통합진보당의 해산 및 소속 의원의 제명을 검토하기 위해 ‘위헌정당 단체 관련 테스크 포스’를 구성했습니다.

8.28 친위쿠데타의 기획 실행자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 대통령과 유신 헌법의 입안자 김기춘 비서실장,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공개의 장본인 남재준 국정원장입니다. 유신의 퍼스트레이디와 유신독재의 몸통, 공작정치의 장본인이 벌인 친위 쿠테타로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8.28 쿠데타는 저들이 벌인 민주주의 유린, 진보당 말살 공작입니다. 진실을 알려주십시오. 내란음모는 조작입니다. 한국이 독재국가로 회귀하는 것을 막으려는 진보당과 민주시민들의 활동을 적극 보도해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9월 13일
통합진보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