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년 이전 글/보도자료-성명서-언론

[언론] '김선동 때문에'...잘 안풀리는 남경필 위원장

[민중의소리 - 기사전문보기]
http://www.vop.co.kr/view.php?cid=A00000446073


'김선동 때문에'...잘 안풀리는 남경필 위원장

3일 국회 안밖에서는 한미FTA비준안을 놓고 팽팽한 긴장감이 나돌았다.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이라도 하듯 기자들 역시 여야 의원들의 입을 주시하며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분위기였다.

전운이 감도는 국회내 팽팽한 긴장감을 확 풀어주려는듯 빅(Big)웃음을 선사한 이가 있으니 바로 외통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다.

이 정도의 우아한 손놀림은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 곧바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여야는 물론 취재중이던 기자들까지 폭소를 터트릴만한 중대 발언이 터져나왔기때문이다. 그것도 남경필 위원장의 입에서.

바로 이 한마디. "김선동 의원을 한나라당 외통위 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남 위원장의 입 밖으로 이 문장이 터져나온 순간에는 그 누구도 웃지 않았다. 워낙 긴장된 순간이라 그 자리를 떠도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한다는게 쉽지 않은데다 남 위원장의 말과 이 대표의 말이 얽혀있어 더더욱 사태파악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던 이 대표는 남 위원장의 말이 공중에서 분해되기도 전에 이를 잡아채고 곧바로 "한나라당 외통위원 아니죠. 당연히"라며 반박했다.

이 대표의 지적에 비로소 상황을 파악한 현장에서는 웃음보가 터졌다. 남 위원장도 아차 싶었던 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그렇네요"라고 바로 인정한 후 "대한민국 외통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정정했다.

좌중의 웃음보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꿋꿋하게 진지한 모드를 유지하며 "그건 민주노동당 권한이지 당신의 권한이 아닙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 1일 외통위 소회의실내에서 촬영된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단 사진속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주변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2D 핸드폰으로 문자보내기에 푹 빠져있는 권영길 의원, 돌발 상황에 웃음을 터트리며 바라보는 곽정숙 의원, 김선동의원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는 강기갑 의원, 뒤로 넘어진 상황에서도 머리를 다치지 않기 위해 의자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있는 김선동 의원, 미안함에 손을 내밀어 일으켜세우려는 남경필 의원의 모습.

이 상황이 발생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날 김선동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외통위 소회의실안에서 전체회의실로 향하는 문앞을 점거하고 있었다. 남경필 위원장이 찾아와 비켜줄 것을 요구했으나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 위원장은 같은 외통위 소속 의원인 김선동 의원의 의자 다리를 잡고 앞으로 잡아끌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김선동 의원은 170cm가 넘는 키에 80kg을 웃도는 건장한 체구라서 김 의원에 비하면 왜소한 남 의원에게는 무리수였던 것.

상황이 어렵자 남 위원장은 김 의원의 의자를 잡아들어올렸다. 순식간에 의자가 뒤로 넘어가면서 김선동 의원은 나자빠졌다. 급작스런 상황에 다들 당황했으나 가장 당혹스러워했던 이는 바로 남경필 위원장이었다. 김선동 의원이 일어나자마자 남 위원장은 위원장실로 떠났다.

그래서일까. 남 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제 김선동 의원을 내 마음속에서 지우겠다"는 발언을 했다. 누군가를 마음에서 지우겠다는 발언은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로 속된 말로 오글거리는 대사중 하나다.

남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김선동 의원은 "이전까지 연인관계로 생각할 만큼 나를 마음으로 생각해줬다는게 나로서야 고마운 일"이라면서 "이제 나를 마음속에서 지웠다면 그 빈 곳에 서민대중을 생각하는 마음을 채워달라"는 고언을 전했다.